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삼성계열사 노조설립 또 좌절

세콤 유령노조, 한발 앞서 노조설립 신고


무노조 신화를 자랑하는 삼성에서 노조결성 시도가 또 다시 좌절됐다.

삼성에스원(세콤) 노동자들은 지난 20일 노조를 결성한 후 24일 오후 4시30분경 중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들에 앞서 정체불명의 노조가 이미 강남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였으며, 이 정체불명의 노조에 설립필증이 발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쪽 노조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세콤의 한 직원은 "일부 직원들이 노조설립신고서를 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강남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낸 노조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는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 설립을 방해하려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에스원 노동자들은 유령노조가 설립된 사실조차 모른 채 회사의 회유를 피해 25일 고려대로 피신했다가 26일에야 유령노조의 설립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회사는 전 직원을 비상소집해 노조설립 관련자들의 소재파악에 나섰으며, 25일 전해투 사무실에서 소식지를 제작하고 있던 노조간부들을 급습해 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관계자들이 고려대로 피신하자 회사측은 직원들을 동원해 고려대 정문 등 출입구를 지키기까지 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노조설립필증까지 받은 부산삼성에스원 노조간부들을 회유해 설립필증을 자진 반납하도록 한 바 있다. 또 올 1월 수원삼성전관에서는 노조설립을 계획했던 노동자들이 납치협박 등에 시달리다 회사를 그만두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원삼성전관은 그후에도 노사위원회의 노동자측 대표를 자격정지시키고 부당발령 하는 등 노조설립의 가능성마저 뿌리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