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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인지뢰 위험 적신호

폭우 속 지뢰 유실·주민 피해 발생


대인지뢰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또 발생해 그 위험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군용폭발물 10여톤과 대인지뢰 2백여발이 유실되면서, 8일 인천에서는 발목지뢰에 의한 부상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8일 낮 12시 30분쯤 인천 서구 원창동 세어도 선착장 동쪽 해안가를 지나던 신도언(45) 씨는 쓰레기 더미 속에 묻혀있던 발목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가락 4개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고 인천 중앙길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이다.

신 씨가 밟은 대인지뢰는 흔히 ‘폭풍지뢰’ 또는 ‘발목지뢰’라고 불리는 M4 대인지뢰로서 밟은 사람의 뒷꿈치를 절단하는 기지방어용 폭발물로 경기도 고양시 공군 방공포부대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8-9일 새벽 집중호우가 쏟아진 평택시에서도 인근 공군부대 2곳에 매설된 지뢰 1백여 개가 유실돼 군부대가 긴급수거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공동대표 문정현, 조미리, 이장희)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해마다 되풀이되는 지뢰유실사건과 그로 인한 민간인의 부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김대중 정부에게 유실된 대인지뢰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과 비무장지대 이외의 지뢰매설 실태 공개를 촉구했다.

대책회의는 “대인지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대인지뢰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그를 철거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며 “남북이 합의해 함께 지뢰를 제거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한편 지난 95년 폭우 때는 경기도 파주군에 있던 공군기지에서 K14 대인지뢰(부비트랩) 13개가 유실됐으며 충남 홍성군에 주둔중이던 공군기지에서도 대인지뢰를 유실하는 등의 사고가 잇따랐고, 96년에도 경기북부와 강원영서지방에서 폭약과 지뢰 8백64톤을 유실하는 최악의 유실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