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새내기 노동자, 재벌과 한판

새내기 직장인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재벌기업과 작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재벌인 현대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지난 6월 현대로부터 채용파기를 당한 신입사원들이다.

사측의 일방적인 채용파기에 항의하며 결성된 「98 현대전자 신입사원 입사추진협의회」(현추협)는 24일 오전 10시 ‘책임자 사과와 서약서 철회’를 요구하며 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현추협은 “사측이 아무런 변명도 없이 1천5백여명의 채용을 거부한 후에 다시 올 가을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산학장학생을 선발해 9월에 채용하겠다고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24일 본사 항의방문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현대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사장과의 면담요청을 거절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11월 총 1천5백명의 대졸예정자들을 공채로 뽑았다가 ‘회사의 긴박한 사정’을 이유로 지난 6월 이들 전원의 채용을 취소했다. 이에 앞서 현대전자는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는 2월까지도 ‘사업계획이 아직 세워지지 않아서 입사일이 지연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었다.

그러나 사측의 말을 믿고 기다리던 채용자들은 6월 12, 13일 서울, 이천, 대전, 경주 등 4개지역의 호텔로 갑작스럽게 불려가 입사포기 서약서를 써야 했다. 현추협의 김상헌 씨는 “당시 회사가 사전에 서로 면식이 없는 채용자들끼리만 모아놓고는 위로금 2백만원을 받고 입사를 포기하든지 99년 6월까지 입사연기에 동의하라고 강요했으며, 이에 반발하는 채용자들에게 ‘현대는 법적으로 준비되어 있고 대외적으로 욕먹을 각오도 되어있으며 이미 언론에도 입막음을 해놓았다’며 동의하지 않으면 바로 채용을 취소한다고 위협하는 등 강압적으로 동의하게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