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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 연설요지>

이번 54차 유엔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제정 50주년을 맞는 해일 뿐 아니라, 93년 채택된 비엔나선언과 행동강령의 이행여부를 5년 만에 점검하는 해에 열린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인권선언과 그 원칙들은 전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이었고, 오늘날 사회발전의 척도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인권선언'은 인류 공동의 선언이 되어야 하나, 불행하게도 아직 '선언'은 행동을 요청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권 피해자들을 위한 대응은 너무 늦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고 희생자들에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인권피해는 발생한 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 세기는 예방의 시대가 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때에 행동할 수 없노라고 더 이상 주장할 수 없다. 오늘의 인권침해는 미래의 갈등을 불러온다. 이같은 인권침해와 갈등의 악순환은 중단될 수 있으며, 중단되어야 한다.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와 개발, 인권 사이의 관계를 융화시켜야 한다. 각 국의 경험은 지속가능한 개발이 인민의 완전한 참여나 인권의 완전한 보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는 이 지구상에 대량학살과 전쟁, 공포를 불러오지 않기 위해 세계인권선언은 제정되었다. 마틴 니믈러의 경고에서처럼, 우리의 양심이 반인권적 도전을 받을 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자신과 후손에 대한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이제는 세계인권선언이 어떻게 우리의 권리를 보호해줄 것인가를 물을 뿐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선언을 올바로 지킬 것인가를 물어야 할 때다.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5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전 인류를 위한 공동의 인권기준으로 세계인권선언을 바라보며, 향후 50년을 위한 인권의 새로운 단계를 설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