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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총련수배자 주변인도 고통

친인척 물론, 어머니 동창생까지 시달려

수배중인 대학생의 가족과 그 주변 사람들이 경찰로 인해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경찰이 수배자 주변 사람들에 대해 도청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총련을 탈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배중인 안광호(27·경기대 공대 학생회장) 씨의 가족은 19일 경찰의 잦은 방문과 전화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안 씨의 어머니 박 아무개(53·의정부) 씨는 "지난해 9월 이후 수원·의정부경찰서 등에서 열차례 가까이 집으로 찾아왔으며, 전화도 수시로 걸려왔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직장에서 자주 경찰의 방문을 받은 큰 아들은 상사에게 꾸중을 받기도 했으며, 목포·장흥 등 각지에 살고 있는 친척들도 경찰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안 씨의 여자친구 주변 사람들까지 찾아다녔으며 그 과정에서 도청 의혹도 받고 있다.

애인 장성옥 씨에 따르면, 경찰은 장 씨의 부모를 만나 안 씨가 수배중인 사실과 그 집안의 내력까지 이야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장 씨는 "경찰이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추적해 광호 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내 친구의 애인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안 씨의 어머니 역시 "경찰이 옛날 동창의 집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동창의 집까지 찾아가 아들의 소재를 물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경찰에게 '도청도 하지않고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 수 있느냐'고 따졌는데, 경찰은 '전화국의 통화내역서를 통해번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 씨의 애인 장성옥 씨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입은 정신적 피해와 관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