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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탄압 뚫고 꿋꿋이 상영

경찰, 서준식 위원장 출두요구


인권영화제에 대한 당국의 탄압이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1일 새벽 1시45분경 마포경찰서는 인권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홍익대학교에 경찰병력 5개중대를 전격 투입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화제 공동주관인 홍익대 총학생회의 임성욱(총학생회장 권한대행) 씨 등 2명을 연행했다.

또 마포경찰서는 9월 30일자로 서준식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 앞으로 출두요구서를 보내왔으며, 홍익대 주변의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이로인해 영화를 관람하러 왔던 학생․시민들이 출입을 봉쇄당하는 사태가 계속됐다.

그러나, 당국의 물리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주최측은 오는 4일까지 예정된 대로 영화제를 진행할 방침임을 거듭 밝혔으며, 1일에도 예정된 4편의 작품을 무리없이 상영했다.

홍익대 총학생회측도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량 공권력 투입과 학생회 간부 연행에 대한 규탄집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학생처를 방문해 인권영화제 봉쇄 조치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데 이어, 정부당국에 인권영화제의 보장과 연행학생의 석방을 촉구했다.

1일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홍익대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주최측은 예상되는 공권력의 재투입과 기자제 압수 등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며, 영화제 차후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인권․사회단체,
공동대응 움직임

한편, 정부당국의 인권영화제 탄압과 관련, 국내 인권․사회단체 등도 이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민가협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임기란) 등 인권단체들은 영화제 탄압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설 태세이며,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국제인권단체를 통해 국제 여론에 호소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각계에서는 잇따라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공동대표 박승원, 문규현, 장용주 신부)과 천주교인권위원회(위원장 김형태 변호사)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영화 사전심의 위헌 판결을 상기시키며 “위헌적 소지가 다분한 영화진흥법, 음비법 등을 내세워 공연장을 빌려주는 측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공권력을 투입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실추시킨 만행”이라고 비난했다.

민가협은 “인권축제가 되어야 할 인권영화제가 경찰력 투입의 공포 속에 ‘인권의 장례식장’이 되고 있다”며 “당국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기 전에 인권영화제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문화예술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반 악법을 제거하라”고 촉구했다.

또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상임의장 이창복)과 통일시대민주주의국민회의(사무총장 이문령)도 “관계당국의 비이성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인권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국민승리21」(공동대표 권영길)도 논평을 통해 “행사장을 원천봉쇄하고 새벽에 작전을 벌여 진압하는 것은 공연법 이상의 논리가 개입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인권후진국일 뿐 아니라 문화후진국이라는 국제적 비난과 함께 국민적 원성을 사기전에 경찰과 관계당국은 탄압의 칼날을 거두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