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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집회 진압 전경, 임산부 폭행

전국각지 농민 집회 계속


소값폭락과 농산물 가격하락․부채증가에 따른 농민들의 집회가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속에, 농민들과 공권력과의 충돌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강원도 횡성에서는 임신 8개월인 주부가 전경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농민들의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다.

6일 오후 횡성군청 앞에서 ‘소값폭락 대책마련을 위한 강원 농민대회’에 참석했던 정분옥(29․횡성군 청일면) 씨는 남편을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던 중, 전경 7명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해 현재 원주 인화병원에 입원치료중이다. 횡성군 농민회측은 “현재까지 정 씨에게 특별한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2주정도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원도 농민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경찰의 폭력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항의성명을 발표했으며, 횡성군 농민회측은 횡성경찰서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농민회측은 이후 경찰의 처리상황에 따라 고소․고발 등 법적대응도 할 예정이다. 또한 7일 열렸던 정읍농민대회에서도 집회에 트랙터를 동원했다는 이유로 최루탄이 발사되면서 충돌이 발생해 농민회원 장영웅 씨 등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소값폭락, 농가부채 증가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전국각지 농민들의 집회는 올해들어 소값이 폭락하고 농산물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농가생계가 불안해진 데 따른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이수금, 전농)에 따르면, 95년말 3백20만원선이던 소값(5백kg 기준)은 최근 2백만원선까지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생산비를 보장할 수 있는 3백만원선에 턱없이 부족한 가격이다. 전농측은 올해 6월까지 소사육농가가 입은 총손실액을 4조3천6백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또한 7월 1일부터 쌀과 생우를 제외한 수입농산물이 전면개방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것도 농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고추의 경우 예년 4천5백원(근당)하던 가격이 최저 2천원대까지 폭락했으며, 포도와 사과 등 모든 과일가격이 연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고 전농측은 밝혔다. 또한 김영삼정부 출범 초기 9조3천억원이던 농가부채가 17조4천억원으로 늘어났다.


농업기반 보호정책 절실

잇따른 농산물가격 폭락과 관련해 전농의 김주철 투쟁기획감사는 “무엇보다도 국제경쟁력 강화 위주의 정책방향이 문제”라며, “저가격에 의한 국제경쟁력 강화보다 농업기반 보호를 위한 적정가격 유지정책이 우리 현실에 더욱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미 나주․순천․대구․부안․공주․논산 등지에서 집회를 가진데 이어, 10월 중순까지 합천․부여․거창․원주 등지에서 ‘소값폭락 규탄 및 농산물 가격 보장과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10월말 이후엔 농축산물 제값받기와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11월엔 전국농민대회를 통해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