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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노동법 공동수업 진행한 정진화 교사(36·양천중)

"파업, 자신의 문제이며 권리라는 것 알려주고 싶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3일부터 봄방학 전까지 전국의 각 학교별로 날치기 통과와 노동법 등에 관한 공동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총파업 사태의 원인과 내용을 바르게 볼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상을 올바르게 그리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공동수업에 대해 정부는 즉각 교사징계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공동수업 첫날을 보낸 일선 학교의 정진화 교사를 만나보았다<편집자주>.


-공동수업이란 무엇인가

=교사들이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일제히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총파업 사태와 같은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서 뿐 아니라, 4·19, 5·18 등 역사적 의미가 있는 날에 관해서도 공동수업이 진행될 수 있다.


-첫 공동수업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이미 개학 후부터 일주일 정도 실질적인 공동수업을 진행해 왔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가 있었고 그것이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불러오게 되었다는 사실, 파업이나 집회·시위 등이 국민이 누려야할 기본권이라는 점 등을 수업시간에 10-20분 정도 할애해서 설명해 주었다. 특히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된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선 학생 자신의 부모님의 문제라는 점 등을 같이 이야기했다. 노동기본권이 무엇인지도 함께 이야기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자신과는 별로 관계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날치기와 노동법의 문제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방학동안 신문스크랩 숙제를 해온 학생들 가운데 많은 숫자가 총파업 관련 스크랩을 해왔다.


-교사의 강의만으로 공동수업이 진행되는가

=학생들은 일방적 강의를 싫어한다.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수업은 진행되며,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3분뉴스 시간 등을 가지고 있다. 정규수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은 반가워한다.


-일부 이념 교사들이 편향된 생각을 주입하려는 것이라며 당국은 징계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교사가 '나만이 진리다'는 생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독선이다. "선생님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미 학생들은 반대 의견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데, 공동수업을 통해 "선생님 생각은 좀 다르다. 왜 다르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공동수업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냉소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말리지는 않았나

=교장·교감 선생님의 시찰이 있긴 하나, 별다른 간섭은 없다. 그분들도 날치기의 부당성을 알고 있지 않은가


-공동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노동법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가 장래 자신들의 문제라는 점을 느끼고 권리의식을 갖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