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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두밀학교 살리기운동, 개성과 창조성 인간성 살리기 교육의 첫걸음

작은 학교 큰 교육을 위한 토론회

작은학교 큰 교육을 위한 토론회가 '농촌지역 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의 주제로 19일 오후2시경부터 가평 관광호텔에서 열렸다. [두밀리학교살리기연대모임]이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최현섭 교수가 '농촌교육의 문제와 과제'로 주제발표를 했고, 토론에는 정형영(홍성 YMCA)·이정진(인간실현을 위한 학부모연대 사무국장)·왕종설(두밀분교 학부모 대표)씨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노미화(인천용현남국교)교사가 '전교조 주체 행사에 어떻게 참석할 수 있느냐'는 인천교육청의 압력으로 참석치 못해 교육부의 편협함에 대한 참석자들의 비판이 있기도 했다. 또한 가평주민들의 많은 참석을 위해 장소를 가평으로 잡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참석치 못한 것과 토론자로 예정된 전조웅(가평 교육청 장학사)씨가 불참한 데 대해 왕종설 씨와 최현섭 교수 등이 섭섭함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에는 두밀주민, 연대모임 관계자, 서울사대생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내용 요약>


▲농촌지역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최현섭(강원대 교육학)교수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농촌자체의 존립위기를 맞고 있으며, 투자의 효율성을 이유로 농촌학교가 폐교되는 내우외환의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농촌교육의 총체적 위기는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남은 신민(臣民)사회적 잔재 때문이다. 이는 행정적인 효율성과 관리의 판단에 따라 학교가 폐교되거나 시설투자를 소홀히 하는 데서 나타난다. 두밀분교 폐지에 반발하고 소송을 하는 두밀주민들은 신민잔재를 떨치고 국민이 주체로 나서는 시민사회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두밀분교는 과밀학급과 복식학급이라는 양극화된 형태로 인하여 나타난 우리교육의 비인간적, 비효율적인 고질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실험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농촌교육은 더 나은 방향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화상교육시스템이 3월부터 강원도 홍천군 분교에서 시험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작은 농촌학교를 폐교시키지 않아도 복식학급으로 인한 불이익과 비효율성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사회의 문제점-정형영(홍성 YMCA)

홍성에도 폐교되는 국민학교가 있고, 고등학교도 전체적인 수업내용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거나 몇 년 뒤에는 문을 닫게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나 두밀분교처럼 폐교반대를 위해 싸우지는 않았다. 두밀리 주민들이 교육의 주체로 나서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새로운 운동형태라고 본다.

농촌학교가 산업적인 이유로 축소·폐교되는 것은 바로 중앙중심의 정책, 입시중심의 교육정책이 낳은 것이다. 지역에서 자라난 학생들이 지역의 지도자로 남아있지 않고, 중앙으로 빠져나감으로 농촌은 못난 사람들이 남는 패배적인 분위기가 있다. 이는 경제력의 가치판단을 위주로 본 것으로 농촌경제를 하위 개념으로 평가절하 시킨 것이다. 농촌사회는 경제적인 면만이 아닌 문화, 인간화교육, 환경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큰 가치가 있다. '박제교육'으로 상징되는 과밀학급은 다품종대량생산체계를 가져오는데, 이런 때일 수록 작은 학교살리기 운동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나서는 문제는 교과서 교육내용이 중앙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인물, 문화 등을 배울 수 있도록,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서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 지역 교육기관은 공동체성 회복운동, 내고향 일꾼되기 운동, 내고장 얼굴찾기운동, 내고장 바로알기운동 등 지역적 특성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점에서 두밀분교살리기운동은 지역운동의 한 사례로 남으며 지역일꾼 배출하는 교육장되길 바란다. 여기에는 지역주민들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성지역단체들은 그 대안으로 '건전한 홍성만들기 운동'을 위해 토론회 개최하고 있다. 모든 지역주민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며 토론주체가 되어 자연히 지역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로 만들고 있다. 가평지역에도 사회단체 등과 연대로 지역발전을 위한 모임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없어져야할 과밀학급-(노미화 교사의 발제문에 이정진 씨가 덧붙였다.)

전교조 교사로 해직될 당시 과밀학급에서 해방된다는 생각에 후련한 감마저 있었다. 복직 후 40명의 국민학교 1학년생과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도시에는 한 학급에서 1백8명이 수업을 받는데도 있다고 하며, 3월에는 30명이었던 학생수가 한 학기가 다 가지도 않은 때 60명으로 늘어났다고도 한다. 복도가 없는 교실 속에서, 책상위로 걸어나오는, 학교에서 이렇게 거대한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작은 학교살리기 운동은 너무도 소중하다.

지식전달만이 교육은 아니다.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의 인간적 교감이 진정한 교육이다. 콩나물교실에서 어떻게 인간화를 배울 수 있을까.

하지만 농촌에서는 이런 교육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을 개혁해야한다면서 한편으로는 경제효율성을 이유로 폐교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콩나물 학교의 기막힘, 가혹함을 빨리 해결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열린 교육이 가능한 농촌학교를 막는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농촌 두밀학교의 사례-왕종설(두밀분교학부모 대표)

두밀리에서 태어나 두밀리에서 대대로 살고 있다. 두밀분교의 문제에 있어 교육부측이 너무나도 농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복식수업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걱정하지만, 세 학년을 합쳐야 7-8명이 되는 두밀리 아이들은 오히려 서로 배우며 타이르고 하는 속에서 자라난다. 물론교육내용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을학교에 다니면 주민도 자주 찾아볼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과 주민들이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 큰 학교로 몰아넣고 양질의 교육을 시킨다고 하는데 농촌아이가 도시로 나가 공부하면서 느낄 정서적, 경제적 소외감은 왜 생각치 못하는가. 가평지역은 수도권 상수원지역으로 다른 산업은 힘들지만 가장 최적의 교육도시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도시학교를 두밀리에 세워 시골의 넓은 곳에서 도시의 아이들도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가평이 교육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