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프락치혐의 사망사건 ’ 경찰수사 공정성 상실

불투명한 사인으로 고대생 폭행치사혐의 구속

병원도착 전의 행적수사 외면

프락치혐의를 받아 학생들에게 조사 받다 풀려나 술에 취한 채 발견되어 병원에서 지난 5일 사망한 전귀희(39)씨 사건에 경찰이 구타로 인한 사망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수사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성북경찰서는 지난 7일 자진 출두한 고려대 학생복지위원장 정연철(25, 심리학과 3년)씨등 6명을 감금 및 폭행치사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전씨를 4시간동안 감금한 뒤 ‘경찰 프락치임을 시인하라’며 밀쳐 쓰러뜨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고 경제학과 학생회 실에 감금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경제과 학생들은 “사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씨 등의 구속은 경찰이 구타가능성으로만 수사를 몰고 간 결과”라며 2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는 전씨의 치료를 담당한 동부시립병원 의사, 성북경찰서장의 ‘폭행을 직접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최초발언과 성북경찰서 형사계장이 ‘어깨와 등, 허리에서 30cm정도의 멍이 발견되었고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피하출혈과다에 의한 쇼크사’로 ‘구타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는 단정 사이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데도 정씨 등을 긴급 구속한 점을 들고 있다.

두번째로는 4일 오후4시30분 경 학교에서 풀려나 같은 날 오후 5시20분 경 병원에 도착하기까지의 행적에 대한 수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전씨가 학교를 나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 등 전씨의 사망원인이 구타로 인한 것이라고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시간대의 전씨 행적이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경찰이나 언론에서 지적하는 ‘프락치 오인’에 대해서도 “프락치 오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씨가 당시 각 대학 총학생회, 검찰청 전화번호를 기록하고 있었고, 학생들이 ‘신원확인을 위해 전화번호를 하나 가르쳐달라’는 요구에 대답한 번호는 대검형사계번호임이 확인되었다”며 밝히기도 했다. 한편 고려대에는 ‘김청동’ 사건 전후로 눈에 띄게 경찰의 학내출입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구속자 명단 : 정연철, 최윤규(25, 경제3), 이광훈(22, 경제4), 남창유(24, 경제3), 전창근(22, 경제3), 김준일(22, 경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