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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예매

아해

<예매>의 사전적 의미는,

1. 물건을 받기 전에 미리 값을 치르고 사 둠.

2. 정하여진 때가 되기 전에 미리 삼.

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내 인생의 예매"라고 했을 때, 별로 생각이 나는 것이 없다. 영화표 예매 정도야 여러 번 했겠지만, 다른 "예매"들이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마 내가 '얼리어답터'와 정반대라서 "미리" 살 일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 내가 쓰는 SK텔레콤 2G폰 서비스가 올해 끝난다고 하니, 이제 스마트폰을 예매해야 하는 건가? 하하하 애매하군.

 

가원

고향 가는 기차표 예매에 사활을 걸어본 적이 없다. 취소표는 늘 나오기 마련이다.

 

어쓰

3개월 배낭여행을 위한 비행기 표를 예매했던 날, 3개월도 더 남은 출국일이 얼마나 기다려지던지. 3개월간 수없이 많은 버스 티켓을 예매했는데 열심히 모아뒀던 그 티켓들은 어디로 갔는지. 3개월도 아니고 3주, 아니 3일만이라도 여행이 가고 싶은 마음.

 

디요

내가 락페에 관심이 많아질 즈음부터 운이 좋게 한국에 내한 공연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인지, 한국에 내한 공연이 많아지기 시작해서 나도 락페나 공연에 관심이 생긴 것일지 모르겠다. 여튼, 지난 10년 티케팅을 정말 부지런히 해왔다. 충분히 즐겼다는 증거일까. 이제 예전만큼 예매하고 구경 다닐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언제 다시 바람이 불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이 생활도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 11월에 내한하는 Mumford & Sons까지만 가고...ㅋㅋ

 

세주

매주 기차 예매를 하는 나는 대부분 타고 다니는 시간대와 선택하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 아주 가끔 타이밍을 놓치면 불가피하게 다른 자리를 선택하게 되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생긴다. 더불어 한주 바쁘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극장도 자주 가는 관, 좌석이 있다. 은근히 이상한 구석이 있는 건가 갑자기 생각이 든다.

 

미류

명절에 제주 가는 항공권을 미리 구한다고 서둘러도 흡족하지 않다. 내 티켓의 날짜와 시각은 항상 조금 이르거나 조금 늦다. 항공권도 늘 취소표는 나올 거라, 조금 늦거나 조금 이른 표가 나왔을까 예매사이트에 들어가 보곤 한다. 취소표는 내게 오지 않더라. 하지만 몇 차례 반복하다 보면 내 티켓이 최선의 티켓이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마음을 예매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록

어딘가를 예매하지 않고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줄 서는 걸 싫어하고, 불확실한 것도 싫어하고. 그런데 또 예매를 자주하면서 이것저것 계획하면서 살진 않는 것 같다. 예매를 하면 꼭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의무감이나 구속감이 귀찮은지도 모르겠다.

 

민선

유학 중인 동생이 졸업을 하게 됐다. 추석연휴랑 겹쳐서 졸업식도 가고 찬찬히 여행도 좀 하려고 비행기표 예매하고, 숙소들도 다 예약했는데... 이런! 아버지의 여권이 지지난주에 만료된 상태였음을 떠나기 하루 전에 알게 됐다. 멘붕. 하늘이 무너진다. 뭐부터 취소해야 하나.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사유가 확인되면 출국일 당일 긴급여권 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아... 가느다란 한줄기 빛이 보이는 것 같다. 과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하신 분은 10월 사람사랑을 봐주세요. ㅠ)

 

이상하게 같이 접속하는데도 나는 늘 예매에 실패하는 경험... 그래서 이제는 주변사람들에게 이런 날짜 이런 시간에 이런 티켓을 예매하라는 계획을 짜서 지령을 날리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