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계란

행운의 상징과도 같았던, 1+1 같은 기쁨을 주던 쌍란이었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말이다. 어느 날 동네 슈퍼에서 사온 10구짜리 계린으로 후라이를 해먹으려는데 첫 알이 쌍란이었다. 오~ 행운! 이어서 깬 두번째 알, 이게 왠걸! 또 쌍란이었다. 오~~ 이건 대박 행운? 설마 세번째 알까지 쌍란은 아니겠지 했건만, 좋으면서도 스물스물 두려움 같은 게 올라왔다. 그러더니 악! 세번째도, 네번째도 다 쌍란이었다. 찝찝한 기분으로 여섯번째 알까지 먹고, 어느 날 점심에 나온 계란 반찬을 먹다 모 활동가에게 수상쩍은 쌍란 퍼레이드를 이야기하며 00축산 계란은 먹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랬더니 거짓말 같다며 도저히 믿지 않는 모 활동가, 그이를 위해 그날 저녁 남은 네 개의 알을 깨는 동영상을 찍어 보내고, 노른자가 2개씩이라 더 영양가 있을(?) 그 계란들로 만든 반찬과 안주로 밥도 술도 배불리 먹었다. 하지만, 10구 모두 쌍란이었던 그 계란들을 먹은 뒤로는 쌍란이 더는 반갑지 않아졌다.

정록

난 계란 후라이를 정말 좋아한다. 1일 1후라이는 무조건 먹어야 한다.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바닥을 바삭바삭하게 튀긴다. 숟가락으로 노른자를 파내면 밑에 바삭하게 튀겨져 있는걸 먹는 것도 참 좋아한다. 그런데 반숙후라이에 숟가락을 댔다가 누군가에게 양심도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 인생의 계란이다. 걔도 나만큼 반숙후라이를 좋아했던 걸까?

바람소리

작년에는 채식의 단계를 높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페스코, 이른바 생선부터는 먹는데 육고기는 먹지않는 채식이다. 그러다 작년에 식탐을 없애보려는 계획으로 1년간 생선도 끊는, 이른바 락토 오보로 지냈다. 비건은 아니고 계란과 유제품은 먹는 채식이다. 그런데 작년 말 조류독감이후 계란값이 금값이 되는 바람에 뒷풀이 장소에 가서 시킬게 없어진 게 아닌가. 보통 뒷풀이 가면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계란말이를 시켰는데 그게 불가능해져 곤란했다. 그런 어려움을 거치며 2017년을 맞았다. 다시 페스코로 왔다. 식탐을 없애는 건 나에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으며ㅜㅜ

디요

나도 참 계란을 좋아하는데, 사랑방엔 나보다 계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이 언제나 풍족하게 계란을 먹을 수 있길, 분쟁 없는 그날까지 내 인생계란은 그들에게 양보해야되려나 보다.

훈창

어릴때 앞동 아파트에 사는 동네형집에서 저녁을 먹은적이 있다. 그 전까지 난 간장계란밥을 좋아해서 집에서 계란후라이에 밥을 비벼 먹었는데 동네형네집은 날계란과 참기름+간장을 밥에 비벼먹었다. 그게 너무 신기해서 집에와서 나도 날계란을 비벼먹었는데 정말 너무 비려서 먹을 수가 없었다. 최근에 집에서 계란후라이 조차 만들기 귀찮아 날계란에 밥을 비벼 먹어 보았다. 여전히 너무 비렸다. 생굴을 20개정도 입에 그냥 넣은 것 정도의 비린맛이랄까? 귀찮아서 먹은 날계란때문에 양치를 도대체 몇번 했는지 모르겠다ㅋㅋ

미류

날계란을 먹었던 적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 사이다. 그때 살았던 집 말고는 날계란을 먹은 기억이 없는데, 왜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어렴풋하게는, 뭔가 특별한 날 아침에 엄마가 줬던 것 같고, 참기름과 설탕을 조금 넣었던 것도 같다. 달았다. 몸에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먹었겠지? 분명히 먹었던 기억은 나는데 다시 먹을 엄두는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