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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오름 > 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졸업해도 생각할꺼에요.



오늘은 마지막 수업날. 복지관 대학과정에서 3년 동안 만난 친구들은 내년 2월에 졸업을 하게 되네요.
"우리 그동안 사진 수업에 대한 소감을 써볼까?"
"선생님. 소감이 뭐에요?"
"수업에 대한 느낌이라고 할까?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써보는 건데. 음……. 아니면 나에게 편지를 써봐. 편하게."
"네~"

십분 정도 지나니, 친구들은 A4지에 적어 내려간 편지를 저에게 건네줍니다.
한 친구의 종이를 받아 읽어봅니다.
"선생님이 재미있어요.
고생을 했어요.
공부를 하고 싶어요.
수업을 참여했어요.
3학년을 만났어요.
작성을 하고 싶어요.
열심히 하겠어요.
고맙습니다.
칭찬을 했어요.
사진예술교육이 참 재미있었어요.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배우고 싶어요."

그 친구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응응. 고생했어요. 나도 참 좋았고요. 항상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자! 악수~~"
"네."

또 다른 친구의 편지.
"그동안 정말 고맙습니다.
졸업해도 선생님 생각할꺼에요."
이번엔 친구를 불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봅니다.
"나도 고맙네. 특히 올해엔 친구들을 잘 이끌어줘서 고마워."
"네~"

졸업해도 절 생각해준다니까 참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참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3년의 과정 동안, 친구들의 앞으로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난 무엇을 한갈까?'
매년 학기말만 되면 '고민해야겠다.'라고만 다짐하고 까먹어버리는 질문이네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수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일을 준비할 수 있는 과정, 시스템, 제도 등을 말이죠. 조금 더 준비를 해봐야겠어요.

졸업 후 어떤 계획이 있는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주변의 다른 복지관에서 교육과정을 들을 예정이더군요.
"그래. 내년에도 열심히! 응원할게. 나도 생각할게."
"네. 메시지 자주 해요."
"응. 자! 악수~"


덧붙임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