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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청소년인권운동, 길을 묻다 ③] <자료> 학생탄압에 맞선 고등학생 단식농성 성명서(1989)

구속학우 석방 및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이 나라, 이 땅의 4천만 민주 시민과 참교육을 갈망하는 3백만 고등학생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살인적인 입시교육과 비인간적인 기계화 교육으로 인하여 한 해 평균 100여명의 학우들이 우리 곁을 떠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아무 희망도 꿈도 없는 좁은 교실에서 우리들은 오직 대학이라는 허울 좋은 굴레에 들어가기 위해 젊은 날 있어야 할 많은 것들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또한 그 바라는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은 전체 입시생 중 겨우 20%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모순된 사회가 원하는 오직 하나의 일념인 대학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왔습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우리 학우들은 제도교육에 대한 비판과 올바른 교육에 대한 열망을 가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저희들의 자랑스런 선생님들은 죽어가는 저희들의 모습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만들어 잘못된 현교육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그와 발 맞춰 학생들도 스스로 교육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참교육을 실현하려는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문교부와 폭력경찰은 저희들의 정당한 요구에 구속.징계로 맞서 한 번도 학생과 대화나 협의를 하지 않고 탄압 일변도로 나갔습니다. 벌써 전국적으로 5명이나 되는 우리들의 친구가 구속당하였고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징계를 받고 또 징계가 행해지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주, 부산 두 지역 고등학생협의회 의장들은 더 이상 문교부와 폭력경찰의 탄압을 묵과할 수 없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참교육 실현과 올바른 학생자치 활동 성립을 위한 우리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기본 요구가 달성 될 때까지 단식투쟁한다.
우리는 학생자치 활동을 적극 활성화시켜 나가고 우리의 학우들을 구속한 어떠한 세력과도 타협을 거부한다.
우리는 우리의 투쟁에 동참하는 많은 학생들을 아끼며 그들과 그들이 바라는 참교육 실현을 위해 끝가지 싸울 것을 굳게 다짐한다.

진정한 조국통일과 민주화를 바라는 4천만 애국시민과 우리의 교실에 희망찬 꿈들이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3백만 고교생 여러분!

저희들의 투쟁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많은 성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합니다. 열린 가슴 뜨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참교육 실천 투쟁 원년 11월 22일

작은 가슴 큰 사랑의 광주지역고등학생대표자협의회
받는 주체의 뜨거운 함성 부산지역고등학생대표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