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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10월 반딧불 : 무지개 소리

10년을 넘긴 동성애 인권운동의 결실로, 지극히 이성애 중심적인 사회에서 동성애라는 말은 조금씩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호모'와 '변태'는 동성애를 지칭하는 익숙한 표현이고, 동성애를 정치적으로 '인정'하는 다수의 이성애자들 역시 직접 대면하는 동성애자에게 슬쩍 낙인의 딱지를 붙이는 경우가 다반수이다. 심지어 가부장적 시각이 노골화된 포르노물에서, 대상으로 재현되는 일조차 비일비재한 레즈비언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더욱 크다. 최근에는 이에 대항하여 레즈비언들이 직접 공동체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영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침묵을 깨고>의 스틸사진 [출처] 인권영화제

▲ <침묵을 깨고>의 스틸사진 [출처] 인권영화제



이성과의 결혼, 혈연관계로 맺어진 이른바 정상 가족을 삶의 근간으로 여기는 이스라엘. <침묵을 깨고>는 유대교 사회의 휘장 아래 감춰진 레즈비언들의 고통스러운 혹은 환희에 찬 고백을 담았다. 영화는 이성애 질서에 편입하기 위하여 정체성을 부정해야 했던 기혼 여성의 경험을 통해,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강요당하는 현실에서 머나먼 자아 찾기의 여정을 떠나야 했던 기혼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시에 부모님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지 못한, 결혼을 앞둔 한 레즈비언의 토로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얻기 위해 잃어야 하는' 레즈비언의 현주소를 은밀하게 시사한다.

작품이 비추는 현실은 유대교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데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천주교, 개신교 등의 일각에서 종교의 교리를 내세우며 동성애를 탄압하는 것은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이는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억압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종교의 자유마저 허용치 않는다.

이번 10월 반딧불은 침묵을 강요하는 견고한 사회의 틀을 깨는 무지개빛 외침이 계속되길 염원하는 마음에서 준비했다.

△ 때와 곳 : 10월 8일(토) 늦은 7시, 미디액트 대강의실
△ 상영작 : <침묵을 깨고>
△ 부대행사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김김찬영(나루)과 함께하는 동성애 바로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