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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예배 선택권만이라도 보장해 달라"

'종교 자유' 강의석 학생 42일째 단식…부모 보다 못해 기자회견 열어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작했던 강의석 학생의 단식이 42일째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학교가 여전히 '예배 선택권'을 인정해 달라는 강의석 학생의 요구를 무시한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옆에서 자식을 지켜보아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시꺼멓게 타들어 간다.

강제로 병원에 입원도 시켜보려 했지만 강의석 학생이 이를 거부하며 16일 새벽 집을 나갔다가 20일에야 경남 고성에서 발견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오랜 단식과 가출로 강의석 학생은 말도 못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다. 하지만 강의석 학생은 예배 선택권이 인정될 때까지 단식을 풀지 않겠다며 단식 중단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학교의 결단을 기다려 왔던 강의석 학생 부모는 21일 서울 청량리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에 "예배 선택권만이라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강의석 학생 부모는 기자회견에서 "종교의 자유는 이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며 "예배나 미션 스쿨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거듭 예배 선택권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의석 학생의 입장을 지지하다가 교목실장직에서 직위 해제된 류상태 목사도 함께 참석했다. 류 목사는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학교는 얘기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려면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게 우리 나라 교육 체계의 현실"이라며 "학교가 먼저 공식적으로 학생들이 예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류 목사는 "15년째 교목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학생들이 강제로 종교의식에 참여함으로써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기독교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학생들이 많이 생겼다"며 "이런 식으로 무리하게 종교의식을 강요하다보면 기독교교육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강의석 학생은 서울에 도착해 새벽에 목욕을 하다가 현기증을 일으켜 얼굴을 부딪혀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았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요구한 강의석 학생의 용기 있는 행동에 이제는 학교가 교육자적 자세로 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