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장애아’란 이유, 유치원 입학거부

국․공립유치원 부족, 장애아 교육권 차별 부추겨


장애아동에겐 유치원 문턱부터 높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유치원 입학을 거부당한 아동의 부모가 해당 유치원과 교육부 등 관련당국을 상대로 5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한다.

지난해 12월 김인숙 씨는 정신지체아인 딸 박모양이 비장애아동과 통합교육을 받게 하려고 집에서 가까운 성체유치원(인보성체수도회 소속)에 찾아가 입학상담을 했다. 그러나 상담교사는 ‘우리 유치원은 장애아동은 받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며 입학을 거부했다고 한다. 박양의 아버지 인용 씨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치원 입학 기회 자체를 배제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고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과 이를 방치하고있는 교육당국의 책임을 규명해 줄 것을 인권위원회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4일 성체유치원 관계자는 “그런 적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나 시설이 미비한 상태에서 정신지체 아동은 정상수업에 방해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아이가 많은 아이들 속에서 적응이 안 될 것”이라며 정신지체 아동의 입학을 거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교육인적자원부(아래 교육부) 특수교육보건과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의 특수교육운영위원회에서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이 (유치원에) 가는 게 아니”라며 절차부터 따졌다.

특수교육진흥법 제13조(차별의 금지) 제1항은 “각급학교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가 당해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가 지닌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 거부하……는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한다. 장애인복지법 제18조 4항은 “각급 학교의 장은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이 당해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 거부하거나 입학시험 합격자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의 불이익한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교육부는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장애아’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 해도 그것은 차별이 아니라는 형식논리를 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박양의 아버지는 “아이의 입학을 거부한 유치원도 문제지만,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사를 늘리고 특수교육시설을 확충하지 않은 정부에 더 큰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장애아동이 교육권에서 차별을 당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은종군 간사도 “시․도 교육청은 특수교육대상 아동을 주로 국공립(병설) 유치원에 배정을 하게 되는데, 그 수가 워낙 적어 장애아동들이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을 다니기 어렵다”라며 “통합교육을 할 수 있는 국․공립유치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수교육원에 따르면, 2001년 특수교육요구 아동의 출현율은 2.71%로 6세~11세 사이 해당 아동의 수는 11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 현재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수는 유치원 1천8백9명, 초등학교 3만2천6명뿐이고 이 중 일부만이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