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대학교수의 비판기능 질식

교수단체들, 계약제·연봉제 저지투쟁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교수계약제를 철회시키기 위해 교수단체들의 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교수노동조합,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 등 7개 교수단체들은 지난 7일 '교수계약제·연봉제 철회를 위한 전국교수투쟁본부'(공동본부장 황상익 교수 등, 아래 투쟁본부)를 구성했으며, 15일에는 한완상 교육부총리를 만나 계약제·연봉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1일에는 교육공무원임용령(아래 임용령)이 개악되어, 교수계약제에 따른 세부사항이 확정됐다. 개정된 임용령 제5조의2에 따르면, 대학교원 계약제 임용시 계약조건은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 △재계약조건 및 절차 등이다. 대학의 장은 필요한 경우 본인의 동의를 얻어 체결한 계약조건을 변경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는 "대학교원에 대한 신분보장을 사실상 완전히 폐기"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 "'업적 및 성과'가 계약조건에 포함됨으로써 대학교원의 노동조건은 전례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이 임용령은 대학교수들의 학교와 사회에 대한 비판기능을 완전히 질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수노조 부위원장 박거용 교수는 "현재 대학 지배체제는 전부 재단측에 있다"며, "백번 양보해서 계약제를 인정하더라도 대학의 지배체제를 바꾸기 전에 도입돼선 절대 안 된다"고 부연했다. 15일 면담했던 한 부총리도 이러한 문제를 부정하진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부총리는 "사립학교법 등을 개정해 대학 지배체제를 바꾸는 것은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라며 계약제를 철회할 의사가 없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계약제는 연봉제 및 교수평가제와 맞물려 있다. 교수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고, 이에 따라 계약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으로부터 자유로운 교수는 아무도 없다. 성균관대의 경우는 정년보장제가 아예 없으며, 따라서 정년 퇴임 5년 전까지 계속 재임용되어야 한다. 이런 현실 앞에서 박 교수는 교수평가제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체제를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이러한 것도 없이 계약제니 연봉제니 하는 것과 연결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혀를 내둘렀다.

박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교수 1인당 학생수는 외국 대학과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열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는 교수에게) 결과물부터 내놓으라 한다"고 한탄했다. 계약제·연봉제를 실시하기 전에 우선 교수충원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었다.

투쟁본부는 다음주부터 개강할 때까지 교육부 앞에서 계약제·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한다. 그리고 방학 중 지방순회 간담회를 가지면서 계약제·연봉제 철회의 문제의식을 확산하고, 개강 이후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