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프락치’의 덫에 걸린 김준배 씨


의문사진상규명위는 ‘김준배 씨 사망사건규명’에 대한 중간보고서에서 경찰이 김 씨의 선후배들을 돈으로 매수, ‘프락치’로 이용한 사실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당시 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A씨가 김 씨의 대학후배 B(당시 25세)와 선배 C(당시 30세)에게 김 씨가 있는 곳을 알기 위해 식사비, 술값 등으로 5백만원~1천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A씨가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B, C 씨도 “김 씨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1천3백만~1천5백만원의 돈을 받기로 약속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당시 광주북부경찰서 형사과장은 “A가 ‘B에게 선불조로 5백만원 정도 돈을 줬다’고 했다”고 위원회에 진술하기도 했다.

A는 97년 6~7월경 홍00 씨에게 김 씨의 대학선배 C를 소개받았고, C는 97년 7~8월경 김 씨의 대학후배 B를 A에게 소개했다. B는 97년 8월말 김 씨의 친한 친구를 찾아가 김 씨가 조선대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 직접 김 씨를 찾아가 추석 때 자신이 생활하던 청암아파트 1308호로 오라고 ‘유인’했다. 김 씨는 97년 9월 13일 B를 만나 사망할 때까지 청암아파트 1308호에서 머물렀다. B는 97년 9월 15일 밤 8시경 A를 만나 김 씨의 위치를 알려주고, 땅바닥에 그림을 그려 아파트 구조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다.

‘프락치’로 이용된 이들은 지난 7월 김 씨의 아버지 김현국(66, 전남 장흥) 씨를 찾아가, 양심선언을 통해 프락치 공작에 이용된 전모를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이들은 ‘김준배 열사 추모사업회’ 등이 연락을 시도해도 전혀 연락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