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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철용 씨 사건, 가해자 드러나

시위진압 전경, “방패로 폭행” 시인


지난해 6월 1일 발생한 '시민 이철용 씨 집단폭행 사건'의 가해자는 당시 시위진압에 나섰던 백골단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용 씨는 사건이 있던 날, 대학생들의 시위를 구경하던 도중, 백골단원들에게 방패와 군화발 등으로 집단폭행을 당해 목뼈와 안면, 턱뼈 등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당시 서울시경 제4기동대 소속 의경이었던 김 아무개(97년 11월 제대) 씨는 최근 "시위진압 도중 무의식적으로 이 씨의 목부위를 방패로 내리쳤다"며 가해사실을 시인했다. 또한 사건을 수사중인 최성우 검사(서울지검 528호)도 7일 "김 씨 외에 두 명의 가해자가 더 있다"고 밝힘으로써, 사건 진상의 일부가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가해자 세 명의 존재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경위와 이후 처리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고 있다.

우선 이철용 씨가 입은 부상 가운데, 목뼈 골절상은 가해자 김 씨의 방패에 맞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얼굴 부위에 집중된 부상의 경위는 해명되지 않고 있다. 현재 나머지 두 가해자가 얼굴 부위의 폭행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나, 최성우 검사는 "나머지 두 명의 폭행은 경미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이철용 씨는 "경미한 폭행으로 어떻게 두개골과 코뼈 등이 부러질 수 있겠냐"며 최 검사의 언급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한 사건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성동경찰서측이 "이철용 씨가 스스로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하면서 사건 진상을 공개하지 않는 등 고의적으로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 역시 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해자 김 씨는 "윗분들이 '다 알아서 할테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 수사 진행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며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