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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학교재까지 이적표현물 적용

대학가 서점 4곳 대표 연행.압수수색


지난 4월초 고려대 앞 '장백서점'등 대학가 사회과학 서점 세 곳이 압수수색을 당한데 이어 또다시 성균관대앞 '논장'등 서점 4곳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사장이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낮 12시40분경 경찰청 산하 남영동 대공분실 소속 수사관들은 일제히 서점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판매혐의로 서점대표 4명을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서점은 '논장'(사장 이재필), 연세대앞 '오늘의 책'(전 사장 김봉환, 현재 조합형태로 공동운영), 서강대앞 '서강인'(사장 신영균), 고대앞 '장백서점'(사장 김용운) 등이다. 이 가운데 장백서점 사장 김용운씨는 지난 4월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다.

이날 압수된 책 목록을 보면 『한국민중사Ⅰ,Ⅱ』(풀빛출판사) 『세계철학사Ⅰ-Ⅲ』(녹두출판사) 『사람됨의 철학Ⅰ』『북한현대사』『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녹슬은 해방구』 등 대부분 출판된지 10여년이 지난 것들로, 경찰이 새삼 문제를 삼는 것은 또다시 '건수올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89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자본론Ⅰ-Ⅲ』(비봉출판사)도 압수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이적표현물 적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본론』은 서울대 경제학부 전공선택 과목인 '마르크스 경제학'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을학기 수강인원은 3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서울지역 인문사회과학서점모임은 "이번 사건은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자 민주사회의 지적풍토를 파괴하는 몰상식한 처사"라고 비난하며 "총체적인 정권의 위기를 구시대적 공안정국의 조성을 통해 회피하려는 모든 노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