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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탄압'에 잘려나간 인권영화

인천 인권영화제 이틀 만에 조기 중단


5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23일 인하대학교에서 개막된 인천 인권영화제가 행사 3일째인 25일 경찰의 탄압에 밀려 조기 중단되었다.

경찰은 개막당일부터 인하대 주변에 병력을 배치해 출입자의 신원 및 소지품을 조사했으며, 김영규(인하대 교수) 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연구실과 인하대 총학생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예고했다. 급기야 23일 밤과 24일 오전에 걸쳐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은주 씨 등 주최측 관계자 3명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협박과 회유의 양면전술을 통해 영화제 조기종결을 이끌어냈다.

우선, 경찰은 집행위원 전원에 대한 연행 방침을 흘렸으며, "이은주 집행위원장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4일 오후 김 조직위원장 앞으로 "영화제를 중단하면 연행자들을 석방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화제 주최측은 25일 긴급회의를 통해 3인의 석방을 조건으로 영화제의 조기종결을 결정했다. 영화제 조기종결이 발표되자 경찰은 이날 낮 12시경 긴급체포된 집행위원 3명을 석방했다.

한편, 영화제 조기종결과 관련해 인하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를 가로막는 것은 학생자치권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인천 인권영화제 주최측도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사전심의제도 와 이를 근거로 인권영화제를 탄압하는 공안당국, 사람을 인질로 협박하는 경찰의 부당한 탄압에 의해 조기 종결에 이르게 됐다"며 "다른 장소를 구해 중단된 영화제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제2회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집행위원장 서준식)도 27일 성명을 통해 "물리력을 앞세워 인권영화제를 막으려고 하는 것은 인권영화를 통한 인권의식의 확산을 두려워하는 정부당국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후 광주, 대구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지역 인권영화제를 반드시 치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