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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총련간부 사망, ‘경찰폭행’ 의혹

시민·사회단체, “공권력 과실치사” 규탄


한총련 투쟁국장 김준배(27) 씨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경찰의 폭행 여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광주지역 사회단체 등도 공권력의 비이성적 탄압을 규탄하고 나섰다.

경찰은 지난 16일 새벽 0시경 수배 중이던 김 씨를 검거하기 위해 광주시내 은신처를 급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 씨가 아파트 창문밖에 설치된 TV 케이블선을 타고 도망치다 20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직후 현장에 다녀온 김 씨의 아버지 김현국(62) 씨는 △20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는데 추락지점에 아무 흔적이 없었던 점 △부검결과 외상은 없으나 간을 비롯해 내장이 파열되어 있던 점 △갈비뼈가 부러져 살을 뚫고 나와있던 점 등을 지적하며, “경찰의 과잉 폭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들도 18일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김 씨 사망과 관련한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곧 김 씨 사망에 따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찰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광주 양심수후원회 최치현 사무국장은 “얼마나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갔기에 비오는 한밤중에 케이블선을 잡고 내려갈 생각을 했겠냐”며 “이는 공권력의 과실치사”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상임의장 이창복)과 국민승리21(공동대표 권영길)도 18일 성명을 발표해 “김 씨의 사망은 한총련에 대한 공권력의 무리한 탄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경찰측의 해명과 사과, 책임자의 인책, 사후재발방지대책 등을 촉구했다.

한편 검거작전이 벌어질 당시, 김 씨와 같이 머물고 있던 전 아무개(광주대 91학번) 씨 등 2명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목격자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전 씨는 현재 구속수감중이며, 공익근무요원으로 알려진 또 다른 한 명은 경찰서에서 훈방된 뒤 접촉이 안되는 상태로 알려졌다. 전 씨를 면회한 사회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전 씨는 “경찰이 들어오자마자 나를 허리띠로 포박했고, 머리를 바닥에 박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은신한 아파트는 9평짜리 원룸아파트이며, 검거작전에 투입된 경찰은 24-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