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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박총장 발언, 제2공안정국의 전주곡인가

법정증언에 이어 한병훈과 기자회견

서강대 총장 박홍 씨는 자신을 암살하라고 지령 받았다는 유학생 자수간첩 한병훈 씨와 함께 23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씨와 자수간첩 한병훈 씨는 마포 가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 직후인 94년 7월중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한공작원과 만나 암살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씨는 “암살하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받진 않았지만 ‘박홍은 이제 안되겠으니 정리해라’ 는 말을 듣고 감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하게된 동기에 대해 한씨는 “22일 박홍 총장의 법정 진술이 와전되고 있다고 판단해 진실을 명확히 밝히고자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심했고 더 이상 나같은 사상의 희생자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해 모든 것을 알리고자 참회하는 심정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북한이 박총장을 암살하려는 이유에 대해 △주사파 발언으로 한총련 역량 파괴 △북한의 대남작업의 어려움 △공안정국 조성 △박홍에게 신분노출 등을 들었다.

또한 한씨는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남한에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 여러 명 있으며 신원을 밝히고 만나고 싶으면 만나도 된다”는 말과 한씨가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려하자 “그곳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손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자신과 같이 북한에 포섭된 유학생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도 많으나 구체적으로 만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한씨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간첩임을 시사했으나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황씨는 92년 국민당에 입당하라는 명령을 받아 입당하고자 했으나 군복무중이라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부인 박소형 씨와 함께 독일 쾰른 대학교에서 유학중 지난 87년 3월 김용무(57)씨와 만나 북한에 4차례 입국했고 국내외에서 간첩활동을 하다 지난해 9월 안기부에 자수했고, 현재 도덕성회복국민운동본부의 총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공안정국의 피해자중의 한 사람인 <한국사회의 이해> 저자 이창호 교수(44, 경상대)는 암살설과 관련한 박씨의 법정발언과 한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제2의 신공안정국을 만들기 위한 전주곡”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이교수는 “박홍 총장의 발언은 그가 안기부의 하수인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얘기들이며 안기부에서의 자료제공과 사전교감 없이는 나올 수 없다”며 “박총장은 불고지죄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밝혔다.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언론은 이미 권력자이기 때문에 기득권층을 대변하며 매카시즘을 마치 국민 전체의 정서인냥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기(65, 유가협 회장) 씨도 “지자제를 앞두고 박홍 총장이 야구경기처럼 타자노릇을 자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