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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소풍

정록
노들섬으로 소풍을 가려고 접이식 의자와 이동 테이블을 샀다. 작년에 무려 두 번이나 썼다. 코로나 와중에도 노들섬은 마치 해방구처럼 소풍을 나온 사람들이 맥주와 와인을 즐겁게 마시던 곳이었다. 조만간 나가봐야겠다.

가원
학창시절 소풍은 교복을 벗어던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교 연중행사로, 그 핑계로 엄마에게 사복을 사 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어쓰
홍대 근처에서 지내던 시절, 날이 따뜻해지면 매일같이 붙어 다니던 친구들과 함께 양화대교 아래 잔디밭으로 소풍을 가곤 했다. 오후 느지막이 걸어서 도착한 강가에 넓은 돗자리를 펴고, 반쯤 누워서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듣거나 부르다가, 해가 넘어가 슬슬 추워지면 주섬주섬 돌아오는, 그럴싸한 도시락도 프로그램도 없었지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소풍이다. 몇 년 전 지나가다가 본 양화대교 아래에는 잔디밭 대신 잘 조성된 산책로와 벤치가 놓여 있었는데, 아무래도 돗자리를 챙겨 소풍을 가기에는 산책로보다 잔디밭이 더 좋지 않나 싶다.

다슬
한강에서 텐트와 돗자리 세트를 빌려서 친구와 놀아본 적이 있다. 그때 햇빛과 노을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늦기 전에 꽃놀이를 가야겠다. 이번에는 배달 음식이 아니라, 도시락을 싸서 친구와 함께 먹을 생각이다. 자전거도 타야지. 지금 날씨는 실내에 있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어디든 소풍을 가야겠다. '소풍'이라고 쓰고 놀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민선
라디오에서 벚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지는 요즘이라는 말을 듣곤 어딘가 나서고 싶은 마음이 솟아 올랐다. 점점 짧아지는 봄, 찰나처럼 스쳐 더 찬란한 것 같기도 하고. 소풍 앞에 다른 계절을 잘 붙이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스레 생각하며 봄소풍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