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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만화

만화를 참 좋아하던 때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때와 중학교 입학하고 몇달동안 만화방에서 살았지요.
학교 끝나면 바로 만화방 직행^^. 그러다 들켜 집에서 혼나기도 했지만..
그후로는 만화를 본적이 거의 없어 그때 감명깊게 본 만화만 기억나요.

<유리가면>이라는 만화인데 서로 다른 연극배우 두명의 삶을 보여주는 만화에요.
한 명은 연극에 대한 천부적 재능은 있지만 가난한 주인공 마야,
다른 한 명은 연극을 줄곧 노력하며 해온 부유한 사람 아유미에요.
재능을 이길수 없다는 점때문에 노력파인 아유미는 재능을 가진 마야를 시기하는 그런 내용이지만
둘 다 멋진 사람으로 기억돼요. 경쟁적 구도가 아니어도 되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재미있는 서사를 위해 어쩔수 없었겠지만..^^)

하여간 천부적 재능을 가진 여주인공에게 반해 한동안은 연극배우가 나의 꿈이었지요.
(아직도 그 꿈을 버리지 못해 올해는 단역이라도 연극에 도전해보려고요...^^)
바람소리

고등학교 때 성격이 판이한 두 만화세계에 연달아 빠져살았다.
하나는 사사키 노리코의 <닥터스쿠르>라고

수의학과 학생들, 교수가 별별 동물들과 겪는 에피소드를 엮은 12권짜리 만화인데,
한국에서는 별 인기가 없었긴 했지만
수의사들을 비롯해 개, 닭, 쥐, 고양이(꼬마,병순,모래쥐,나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쏟아내는 진지하면서도 썰렁한 웃음의 코드가 수험생의 우울을 잘 달래주었던 듯. 다른 하나는 <오늘부터 우리는>이라고 코믹학원물인데 '아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이렇게도 자유분방하구나'라는 착각과 부러움 속에 빠져살었다.
29권완결까지 지금 다시 보래도 이틀 밤을 새며 다 볼수있을 것.
유유리



크으~ >.< 내 인생의 만화라...

자잘한 것부터 대작까지 만화들이 너무 많아서리... ㅋㅋ
<드래곤볼> 같은 거야 재미있게야 봤지만,
내 인생의 만화라고까지 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듯한 생각이 들어서
내 인생의 만화라고 하는 것들을 고르기엔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꼽아보자면. (순위대로는 아님. *_*)
스포츠 만화라면 역시 <슬램덩크>. 캬하~

스포츠+학원폭력+성장+코믹 등등이 거의 완벽하게 조화되어 있는 굴지의 만화.
스포츠 만화에 덧붙이면, <야와라>도 좋아요.
한참 유도를 배울 때 봐서 더 재미있었을지도.
순식간에 파고들어서 업어치기 들어가는 그 한 컷의 감동이란!! 아아아!! ㅜ.ㅜ
그리고 <허리케인 죠(내일의 죠)>도 볼 만하죠.

권투도 권투이지만, 당시 전후 일본의 서민생활이 절절히 드러나는 만화.
그런 만화들이 우리나라도 많았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학원물(사실은 학원폭력물이지만. 크윽!)로서는 <반항하지마(GTO)>와 <상남2인조>.
홍련의 ZII를 보고 네이키드 바이크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능. 킁.

애니메이션까지 범위를 조금 넓혀보자면,
<추억편>과 <성상편>이라는 불세출의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는 <바람의 검심>.

커헉! 요즘 들어서야,
자기 눈앞의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고 싶다는 켄신의 마음이 이해되는 것 같기도 해요.
흑흑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읽히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두 가지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입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다루어진 평화와 사랑과 자연과 기타 등등 착한 것들의 범위를 뛰어넘어 신화와 종교와 믿음과 변화와 역사와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나우시카>.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가." 흑흑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는 안 봤으면 말을 못하는 만화.
1987년 1권이 발간된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12권까지 출간,
지금 그 만화가가 대를 이어 그리겠다고 자식에게 만화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거대한 신.화.
으윽. 단순 로보트 SF 만화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작가의 말대로 우주적인 신화입니다.
"응? 이 우주의 사람들에게는 내가 이런 모습으로 보이는구나."
안봤으면 말을 마세요. ㅋㅋ

이렇게 보면 또 다 일본만화들이라 문화적으로 좀 편향되어 있나 싶기도 하지만,
거꾸로 보면 일본에서 만화를 참 잘 만들고 그런 인프라가 잘 되어있구나 싶기도 해요.
좀 부럽기도 하고.
ㅋ 한국사회에서도 <타짜>의 허영만 화백처럼
충실한 취재에 기반한 작화가 좀 더 많아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네요.
크윽 괜한 한마디였네요. 헤헤
아해

같이 살았던 친구가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다며 가지고 있었던 만화책이 있었다.

사실 제목만 봤을 때는 별로 끌리지 않고 지루할 것 같지만 일단 읽어보시라며 던져주었던 만화책이 바로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다. 나는 사실 1권 읽고 이 만화책에 반했다.
주인공 유교수는 원칙주의자이면서 어떤 문제든 원인을 찾는데 골몰하고,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넘치는 호기심을 갖고 진지하게 접근하고 성찰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의 관찰과 분석은 유쾌하면서도 따뜻하다.
그는 마치 자기 외에 아무에게도 아무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고 덤덤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일상에서 아주 작은 것이라도 사소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이 만화책을 읽고 나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머릿 속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이 만화책은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한다는 거~
그러니 그대의 취향이 어떤지는 일단 만화책을 읽어 봐야 알 수 있다는 거~
호연

호, 이래서야 만화의 만 자도 못 꺼내보겠군.
만화를 아주 즐겨읽는 편은 아니고,
그냥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붙들리는 편이고 그렇다.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보물섬이나 소년 중앙 같은 걸 보면서 웃다가도
더 보고 싶어하지는 않았던 듯.
그래도 기억에 남는 만화라면,
중학교 때 선생님이 압수한 (주인을 알 수 없는) 걸 몰래 꺼내서 보던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순정만화를 한동안 보게 했던 만화다.
그리고 유도소녀의 꿈을 키워주었던, 우라사와 나오키의 <야와라>.

<몬스터>나 <20세기 소년>으로
사람을 섬찟하게 만들었던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어쩌면 다소 뻔한, 하지만 유도 경기를 눈 앞에서 보는 것 같은 그림으로 승부를 거는,
명랑스포츠만화.
세번째 만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건 쫌 "내 인생의 만화"다.
미류

하나.
한권에 300원 하는 만화책들을 빌려보기 위해 중고등학교 용돈을 열심히 모았었다.

꽤 많은 만화책들을 보았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 인생의 만화라고 한다면 역시
<캔디캔디>와 <베르사유의 장미>다.
(둘 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타할아버지한테 받았다. ㅋㅋ)
애장본으로 아직까지 갖고 있는 두 만화는
닳아떨어질 만큼 너무 많이 봐서 모든 장면과 대사가 익숙해졌음에도
언제든 다시 볼 때마다 팍팍한 일상을 잊게 해주는 내 오랜 보물들이다.
어렸을 적 만화를 볼 때는 만화 속 인물들과 관계가 있는 누군가로 나를 상상하면서 봤었다.
어떤 때는 캔디가 입양된 집의 딸로, 어떤 때는 캔디의 고아원 친구로,
어떤 때는 마리앙투아네트의 시녀로, 어떤 때는 오스칼의 친구로 상상하면서 보면
다른 스토리로 뭉게뭉게 이어지면서 만화를 보는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그 때처럼 상상구름을 뿜어대면서 만화에 푹 빠지고 싶다.

둘.
1년 전 하도 얘기를 많이 들었던 <유리가면>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는 것이 사무쳐(?) 주말마다 집중적으로 달려들었다.
웬만한 사전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두꺼운 만화책이 열네권이나 되는데 권
당 600원씩 주고 끝을 보리라 독기를 품으며
읽다 졸다 다시 일어나 읽다 했것만.
14권을 보면 '심봤다'를 외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아직도 연재 중이란다.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던 유리가면이 07년 여름부터인가,
1년반에 한권 주기로 다시 나오고 있다는 만화방 아저씨의 얘기에
품었던 독기가 허망하고 기가 찼던 기억이...
그래도 홍천녀의 주인이 누가 될지 궁금해 종종 만화방을 들러 신간이 나왔는지 확인을 한다.
언제 기회가 되면 유리가면 작가를 만나 못됐다고 한 마디 말해주고 싶다능. -_-::



지금껏 가장 감명깊게 본 만화라면 <소녀혁명 우테나>!
기본적으로 음모와 배신, 금기와 집착이 난무하는 더러운(?) 만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틀거리면서도 결국 자기 극복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고결한 인간상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고전적인 이 만화영화에 푹 빠졌더랬다.
TV 시리즈로 39화짜리 중에서도 마지막의 세 편은 최고의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지만 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건
이상하게 서운한,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


그 외엔, 베르세르크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유성

최근에 본 <에반게리온 파>.

10년도 더 전에 나온 에반게리온 시리즈가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왔다.
2008년 <에반게리온 서>에 이은 두번째 시리즈.
20대 초반에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란!
이건 만화영화라기보다는 마치 실존철학책을 읽고 있는 것같은 느낌이랄까.
잘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기억. 하지만 막연한 느낌만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대의'와 개인적 욕망 사이의 갈등과 분열. 지금 나는?
나이를 먹어가고 경험이 쌓이면서 좀 덜 고민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너무 좋다)
그래도 여전히 놓칠 수 없는 화두. 의식은 존재를 배반할 수 있는가,
뭐 이런 거창해보이면서 잘 모르겠는 것과 더불어.
어쨌든 <에반게리온 파>를 극장에서 보면서 정말정말 간만에 눈물 콧물 흘리면서 봤다.
극장 안 7명의 낯선 남성 동지들과 함께.(과연 로보트 만화영화..;;)

또 <팔레스타인>(조사코).
정치적 담론으로서의 팔레스타인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
역시 만화가 갖고 있는 서사의 힘.
이 힘을 나도 갖고 싶어 만화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 맘때쯤 진지하게 했었다.


그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슬램덩크>, <H1,2 시리즈>, <나나>
(1*권 이후부턴 좀..이젠 그만 마무리해주겠니?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어)
등도 빼먹을 수 없지.
(이렇게 쓰고 보니 줄줄이 생각나는 것들이 너무 많은걸!
아아..미안하다. 지금 미처 생각나지 않지만 너무나도 훌륭한 만화들아~ㅠㅠ)
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