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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과학, 깨어있는 눈 + 열린 귀로 꼼꼼 따져요

황우석 아저씨는,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큰 소리 쳤어요. 그 기술만 있으면, 등뼈나 목을 다쳐 걸을 수 없는 이들도 걸을 수 있게 되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황우석 아저씨의 이야기에 환호를 보냈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황우석 아저씨의 연구가 또 다른 생명을 해치는 것이라 여겨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고요, 또 어떤 이들은 황우석 아저씨가 진짜 그런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모두를 향해 고개를 젓거나 궁금증을 풀기가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나라를 위한 거라구! 우리 모두를 위한거야!'라며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지요. 모두를 좋게 하려는 건데, 왜 다른 목소리를 내어 박사님을 힘들게 만들고 연구에 흠집을 내느냐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황우석 아저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 거예요. 황우석 아저씨네 연구팀만이 가지고 있다는 과학기술도 다 지어낸 것이고, 연구에 쓰인 여자 어른의 난자 개수 가지고도 거짓말을 한 거예요. 그러고 나서야, '모두에게 좋은' 또는 '국익'이라는 까만 장막에 덮여있던, 여러 빛깔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답니다. 과학을 과학자들의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돼, 과학도 꼼꼼 따져봐야 해! 라고요. 모든 과학, 모든 과학 발전이 꼭 좋은 건 아니야! 바른 과학 발전이란 뭘까? 라고요. 나쁜 과학도 있다는, 과학도 거짓말을 한다! 고 말이지요.


모든 과학, 모든 과학 발전이 꼭 좋은 건 아니야!

학교에서 텔레비전에서 신문에서, 많은 어른들이 '발전'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과학 발전이라는 말은 동무들도 종종 들어봤을 텐데요. 과학은 이 세상 모든 것의 신비를 밝히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점점 더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발전합니다. 그래서 '과학이 발전하는 것(과학 발전)은 좋은 것'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정말 그런 걸까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지금 다들이 이야기하는 과학! 과학 발전!에, '사람'만 있지는 않은지, 심지어 '돈(이익)'만 있지는 않은지 말이지요.

유전자조작 농산물이나 유전자조작 식품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농약을 마구 뿌려도 끄떡없으라고 콩이나 옥수수에 잡초의 유전자를 넣거나 얼지 말라고 추운 물속에 사는 물고기의 유전자를 토마토에 넣는 등 유전자 재조합이라는 과학을 이용해, 새롭게 만들어진 생명체를 GMO(지엠오 ; 유전자조작 생물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콩이나 옥수수 등의 곡식을 GMO 농산물(지엠오 농산물 ; 유전자조작 농산물)이라고 하는데, 병충해에 더 강하게 또는 더 많이 거둬들일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이랍니다. 이렇게 과학 발전을 통해 얻어진 GMO 농산물이, 앞으로 모두에게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GMO 농산물을 먹어도 정말 괜찮은지 확인되지 않은데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몸에 나쁘다는 증거가 밝혀지고 있대요. 또 GMO 농산물이 환경이나 생태계도 파괴하는 등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대요. 하지만 세계적으로 큰 회사들이 GMO 농산물이나 유전자조작 식품을 계속 만들어 아주 싼 값으로 팔고 있어요. 그래서 가난한 이들은 사먹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어요.


두리번 두리번∼ 나쁜 과학도 있어요

이렇듯 돈(이익)밖에 모르는 위험한 과학도 있답니다. 그리고 황우석 아저씨의 연구도 나쁜 과학이라고 보는 이들이 있어요. 황우석 아저씨의 거짓말과는 상관없이 말이지요.

황우석 아저씨는 (인간)배아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만들어, 지금 고칠 수 없는 병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낫게 해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배아라는 것이 엄마 뱃속에 있다면 아기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생명인데,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생명을 파괴한다니. 그것 자체를 정의롭지 않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 거지요. 황우석 아저씨는 배아를 생명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엄마 뱃속에서 아기(태아)가 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를 생명으로 보고 어디까지는 생명으로 보지 않는다고 가를 수 있을까요? 그런 가름 자체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나쁜 과학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꼼꼼 따져봐야 해요

어떤 과학자가 '원자핵이 분열하는 원리'를 발견합니다. 과학자가 발견한 '원자핵이 분열하는 원리'는 그것 자체로 그냥 과학적 사실인 거지요. 그저 과학적 사실을 발견한 것뿐인데, 그 때문에 핵폭탄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핵폭탄이 만들어졌고, 핵폭탄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아직도 아파합니다.

1948년 스위스의 한 과학자가 DDT(디디티)라는 파리나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를 만들어 노벨상까지 받았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물질이 자연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져 지금은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이렇듯 어떠한 과학적 사실이 나쁜 과학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리 놀랍고 신기해도, '과학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걸 잊지 않는 거예요.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황우석 아저씨처럼 거짓말을 하는 과학자도 있을 수 있고요, 모두들 칭찬하고 좋다고 하여도 나쁘거나 위험할 수 있다는 걸 말이지요. 과학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한데, 과학을 과학자들만의 것으로 여겨서도 안 될 거예요. 그런 눈은 과학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과학 연구나 과학 발전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거지요. 그렇게 늘 깨어있는 눈으로 꼼꼼 살펴야 해요.

한 가지 더! 지금 당장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내어도, 다른 빛깔의 목소리가 있는지 귀 기울여야 합니다. 열린 귀를 가지는 것 -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위한, 멋진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