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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월드컵에 교과서 내용도 좌지우지

'조국애․질서의식' 부각시켜 2학기 삽입 계획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2학기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 표지와 내용에 월드컵 개막식 사진, 붉은악마 응원, 월드컵 공동개최 사실 등을 싣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정책과 이우영 연구관은 "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과 조국애를 느낀 점, 외국과 비교되는 질서의식 등은 좋은 교육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아직 교과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취지의 교과개정 방향만 결정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교조 인권교사모임의 송영옥 교사는 "월드컵에 대한 평가 없이 지금의 분위기에 취해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교과서 내용이 결정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또한 송 교사는 "월드컵이 큰 행사라는 사실만으로 한두 줄 사회교과서에 새롭게 소개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교조 초등위원회의 방대군 정책국장은 "개정내용을 알 수 없어 의도를 파악할 수 없지만 교과과정 중에 교과내용을 바꾸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중심으로 집필을 하기 때문에 교과방향에 대해 외부에서 의견을 개진하기엔 근본적 한계가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우영 연구관은 "교과서에 비교육적인 자문화중심적인 민족주의나 민족우월감과 같은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장담하며, "만약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교과서 배포 후 문제제기 하라"고 답변했다. 당장 2학기부터 쓰일 6학년 사회교과서의 경우, 7월말에서 8월경 학교현장에 배포되고 나서야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각 교과서는 교과서별 교육과정에 따라 방향이 정해져있으며 이에 따라 교수와 교사 등이 집필한 후 교과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발행된다. 발행된 교과서는 몇몇 시범학교를 통해 1년간 사용된 후 평가를 거쳐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개정교과서의 경우 이런 과정을 거칠 시간적 여유나 절차가 없어 제도적 문제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