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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수배자 검거가 법보다 우선

인천경찰청 보안수사대 불법검문 말썽


경찰이 수배자 검거를 내세워 불법 검문을 자행해 비난을 사고있다.

지난 6일 밤 11시경 민족사랑청년노동자회(이하 민청노회) 회원 5명은 인천대 정문 앞에서 인천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경찰들이 타고 있던 차량 5대에 에워싸였다. 민청노회에 따르면, 당시 경찰들은 사복차림인 데다가 소속과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회원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강요했다.

이후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회원과 가족 20여명까지 불법 검문에 항의하자, 보안수사대 김상휘 경위가 뒤늦게 자신이 책임자라며 신분증과 수배중인 민청노회 회장 오혜란 씨에 대한 영장을 제시했다. 2시간 동안 계속되던 실랑이는 결국 경찰의 철수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민청노회 사무국장 유한경 씨(31)는 "경찰이 신분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검문을 자행하고 신분증 제시를 강요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안수사대 김상휘 경위는 "차량에 오혜란 씨가 탄 것을 확인하고 신분증과 영장을 제시한 후 검문에 응할 것을 요청했던 것"이라며 불법 검문 사실을 부인했다.

김 경위는 또 "차량에 타고 있던 오 씨를 회원들의 방해로 체포하지 못했으므로, 오히려 민청노회가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사무국장은 "당시 오혜란 씨는 차량에 타고 있지도 않았고, 당시 상황은 모두 비디오로 녹화되어 있다"며 김경위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민청노회는 오늘 오전 10시 민주주의민족통일인천연합을 비롯한 20여개 지역단체와 함께 인천경찰청을 항의방문하고 경찰측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민청노회는 인천지역 청년노동단체로 지난 98년 12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회원 6명이 구속된 바 있으며, 현재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