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재정신청 기각’ 이유 손배소송

방북사건 방양균 씨, “가혹행위 당해”

89년 6월 서경원의원 방북사건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뒤 96년 7월 만기출소한 방양균(43) 씨가 지난 3일 “안기부와 검찰에 의해 고문 및 가혹행위를 당해 검찰에 고소했으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이에 대해 재정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임의로 기각해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3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제출했다.

방양균 씨는 89년 안기부와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고문 및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93년 11월 안기부 수사관 김군성 씨와 안종택 검사를 독직폭행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94년 6월 서울지검 박성득 검사는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처분을 내렸고, 이 결정에 대해 방 씨가 재정신청을 제기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는 이를 기각했다.

서울고법 제2형사부는 기각 사유로 △방 씨가 89년 8월 서울지검에서 변호인(박상천, 조승형, 강철선 변호사) 접견시, 안기부나 검찰에서 고문등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방 씨가 안기부에서 야전침대용 각목 및 손등으로 전신을 구타당해 상처가 남아있다며 서울형사지법에 신체검증 및 감정의 증거보전을 신청했지만, 이정빈(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조사기간동안 구타 등으로 신체손상을 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접견시 검찰 동석 “보복 두려워 눈물만 흘렸을뿐”

반면 방양균 씨와 변호인의 주장은 다르다. 방 씨는 공소장에서 “89년 변호인들과의 접견시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오히려 변호인접견시 안종택 검사가 바로 옆에 앉아 접견권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변호인이 “고문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안종택 검사가 얼른 “그런 질문은 곤란하다”고 변호사에게 항변하면서 방 씨의 대답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방 씨는 “고문받은 사실을 폭로하게 되면 다시 수사실로 돌아가 보복행위를 받는 것이 두려워서 눈물만 흘렸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사실은 조승형 변호사의 당시 사건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도재형(덕수합동) 변호사등은 “(접견교통권을 위법하게 침해한 상태에서 작성한 것이므로) 설사 접견교통의 내용이 기록된다 하더라도 그 기록은 위법한 증거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제2형사부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한 상태에서 작성된 수사보고서의 기재내용에만 의지한 채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신체감정결과도 왜곡

또한 변호인측은 “이정빈 교수의 신체감정결과는 오히려 원고의 부상이 원고가 주장하는 시기에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을 따름”이라며 제2형사부가 감정서 문언내용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박성득 검사의 불기소처분과 제2형사부의 재정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은 자의적인 검찰권 또는 재판권의 행사로 이로 인해 원고의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