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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평등을 향해>, 함께 나아가볼까요?

지난 9월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 전체 워크숍 <평등을 향해>를 진행하여 차제연의 활동 계획을 논의하고, 17일 온라인 전체회의를 통해 계획을 확정하였습니다. 2025년, 광장을 통과한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을 세워내기 위한 요구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은 이미 사회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성이 거듭 확인되었음에도 변하지 않는 국회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법이 제정될 때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26년 상반기 전체회의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입법 투쟁의 경로와 재원 마련에 관한 토론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이번 하반기 워크숍과 전체회의에서는 그간 차제연의 입법 투쟁 과정을 돌아보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세력을 넓혀온 조직화의 의미를 확인하고 입법 투쟁을 가능하게 할 조직화 계획을 논의하였습니다.


입법 운동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돌아보기

입법 운동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의 역사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 세력을 어떻게 확장하여 국회를 움직일 수 있을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다른 입법 의제들과 비교하면 차별금지법은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시민들의 지지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독교 세력의 눈치만 살피는 민주당 중심의 주류 정치권은 차별금지법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합니다. 비슷한 조건에 놓인 의제들은 기존 법을 개정할 경우, 헌법재판소와 같은 사법적 방법을 통해 국회를 움직이기도 하지만 기본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차별금지법은 이러한 방법을 시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어렵고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모으고 함께 외치면서 국회를 압박하고 움직이도록 애쓰는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지난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차제연 활동가들은 전국을 걷고,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대선보다 차별금지법이 먼저라고 유세하고, 단식농성까지 이어왔던 것입니다.

물론 앞선 차제연의 투쟁은 운동의 여러 단위가 의지만 모아낸다고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지 세력을 조직하는 일과는 별개로, 사회적 계기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입법 절차가 가동될 수 있는 조건도 갖추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회 안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회의원 그룹을 형성하고, 행정부 안에서도 평등의 원칙을 실현할 제도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운동의 의지나 여론의 지지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2026년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여론이 과반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사회적 계기와 국면이 열릴 때까지 차제연은 조직화 과정에서 힘을 축적하고 입법 조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법 투쟁을 벌일 수 있는 정세가 열리면 총력투쟁으로 제정까지 밀어붙이는 도전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지요. 물론 같은 투쟁을 반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앞선 투쟁의 성과를 잇고 어려움은 평가하면서 다음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제정의 경로를 찾아가자

차제연은 22대 국회와 이재명 정부를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라는 요구를 다시 모아내기 위한 싸움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먼저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연결되어 함께 싸워나갈 수 있는 장을 펼치고자 합니다. 여론의 과반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지만, 극우 세력의 반대 목소리가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황도 바꿔내야 합니다. 평등을 바라는 더 많은 ‘우리’가 수시로 모여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말하고 외치는 자리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획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토론하였습니다. 기존의 차별금지법 제정 지지자들만 반복해서 모이는 것으로는 지지 세력을 확장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모일 수 있는 기획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기존 운동 사회는 물론 노동조합 조합원, 페미니스트 그룹 등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함께하기를 기대하는 이들을 구체적으로 호명하며, 22대 국회를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 지지의 필요성을 확인시키는 자리를 연결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입법 절차가 지금보다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정치권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상황은 윤석열 정부 시기보다도 심각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내란을 옹호하는 인권위원장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인물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사업의 주체로 선정해 인권의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보다도 차별금지법을 외면하고 있으며, 권력 기구 개편을 제외한 민주주의 관련 입법에 일절 반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성소수자를 삭제한 채 혐오와 차별에 대응하라는 가이드북을 제작·발표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도 드러났습니다. 이는 2015년 박근혜 정부가 포괄적 성교육을 삭제했던 행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하는 과제를 수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차제연은 이러한 정치적 조건을 바꿔내기 위한 입법 대응 활동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나갈 것입니다.


▲ 9월 1일 진행되었던 ‘교육부의 성소수자 차별 조장 규탄’ 기자회견

 

함께할수록 힘이 나는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위해

차제연의 계획과 함께 조직 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 와중에 사랑방에서는 다시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역할을 제가 하게 되었고요. 2024년 초여름부터 차제연 활동에 함께하기 시작해 2년 남짓 만에 무거운 역할을 맡게 되어 솔직히 부담이 큽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20년의 역사를 이어왔고, 재출범 시기부터만 생각해도 내년이면 10년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의제 운동에서 많은 이들이 함께 차제연을 만들어왔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면 잠이 달아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다르게 생각하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운동이라는 것은 저라는 사람 한 명이 이 운동의 역사를 좌우할 수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니 초조함에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차근히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의 자리를 넓혀갈 수 있도록 한 발씩 내디디며 애써보려 합니다. 차제연이 함께 모여 평등을 외칠수록 신나고 힘을 얻어가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앞으로도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 함께 힘을 보태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