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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네바 인권소식 ⑦ <끝> 제 56차 유엔인권위 폐막

특별사절 설치, 아동권협약 선택의정서 결실

지난 4월 28일, 제56차 유엔인권위원회(인권위)가 6주간의 일정을 마쳤다.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제네바에서 궁리된 인권 사안들, 87개 결의안을 채택한 정부들의 의지가 빈곤과 분쟁으로 신음하는 세계 곳곳의 인권현장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남겨진 과제일 것이다. 이번 인권위의 주요 결의안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인권운동가 보호를 위한 특별사절 설치

올 인권위의 최대 결실은 지난 26일 인권운동가를 위한 특별사절(Special Representative)을 설치하는 결의안이 찬성 50, 기권 3으로 채택된 것이다. 기권한 국가는 중국, 르완다, 쿠바다. 3년 임기의 특별사절의 임무는 전 세계 인권운동가들이 처한 상황을 감시하고, 이들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결의안의 채택을 위해 민간단체들은 협박․고문․살해의 위협에 시달리는 인권운동가들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 결의안을 접한 민간단체들의 반색은 국제인권봉사회가 "역사적 결정"이라며 환영한데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인권위원회에 참석했으니 나는 내 고국에서 정치 탄압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한 인권운동가의 말은 특별사절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특별보고관이 유엔인권위의 사무국을 구성하는 국가의 대표들에 의해 임명돼는 것과 달리 특별사절은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에 따라서 유엔사무총장이 임명한다.


18세 미만 소년병 금지

26일, 유엔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에 대한 두개의 선택의정서가 채택되었다. 그중 하나는 '무장분쟁 하 아동'에 관한 선택의정서로 18세 미만의 아동을 무력분쟁에 전투원으로 기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일면 당연하게 보이는 18세미만 아동의 징집금지가 새삼 논의된 것은 조약 제정 당시 미국을 위시한 몇몇 정부대표가 연령을 낮출 것을 고집하여 15세미만 연령 제한에 그쳤었기 때문이다. 18세미만 아동이 적대 행위에 직접 참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많은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조약의 빠른 채택을 위해 넘어갔던 문제가 선택의정서의 채택으로 바로잡힌 것이다.

다른 하나의 선택의정서는 '아동매매․아동매춘․아동포르노그라피' 금지에 관한 것으로 아동의 성적착취․강제노동․이익을 목적으로 한 아동의 양도를 자국내 형법으로 금지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두 의정서는 오는 6월 유엔총회 특별회기 때부터 각국의 서명을 받게되며, 20개국 이상이 비준하면 발효된다.


체첸 분쟁, 무력 사용을 중단하라

25일, '체첸'에 대한 결의안이 찬성 25, 반대 7, 기권 19로 통과되었다. 파키스탄 등 이슬람 세력과 서유럽의 주도 하에 상정된 이번 결의안은 모든 분쟁당사자들에게 무력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결의안에 따라 고문에 관한 유엔특별보고관 등이 체첸 지역을 방문해 인권 상황을 조사하게 된다. 표결에 앞서 러시아 정부 대표는 "만약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러시아 정부는 인권위원회와의 협력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협박성 발언을 해, 인권활동가들의 비난을 샀다. [제네바: 최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