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한 사람으로 대우받을 권리’
너무나 쉽기도 하고 상식적이기도 한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왜 절실한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 ‘누군가’들은 서로 닮아있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걸까요? 얼마 전 4회 청소노동자행진 선포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각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권리를 상자에 써서 와서 행복탑을 쌓기로 했어요. 기자회견에는 저와 최근 사랑방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안학교의 청소년활동가 자희 씨도 함께 갔지요. 자희 씨가 쓴 권리도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권리’였는데 거기서 만난 남성청소노동자가 쓴 것도 그것과 비슷했어요. 아마도 그 분도 일터에서 청소노동자라고 얼마나 모욕적인 처우를 받았겠지요. 참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씁쓸했어요. 왜 이 땅에서 청소노동자는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 할까? 왜 청소년은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할까? 왜 이들은 같은 권리를 말할까? 그래서 결국 같은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함께 싸울 수밖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사랑방이 청소노동자행진에 참여한지 햇수로 4년, 올해의 청소노동자행진 모토는 ‘행복할 권리를 찾아서’예요. 앞의 권리상자 이야기에도 나왔듯이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권리는 너무나 많은 소수자들이 ‘너무나 많은 위계와 기준’ 때문에, 누군가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누리고 있지 못하지요.
함께 만들어가는 4회 청소노동자행진
청소노동자의 권리가 우리 모두의 권리와 연결되었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해 사랑방은 시민캠페인을 했답니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4회 청소노동자 행진을 알리는 캠페인을 서울인권영화제가 열렸던 청계광장에서 말이지요.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청소노동자나 청소노동에 대한 편견을 알기 쉽게 게임으로 시민들과 이야기하는 자리도 가졌답니다. 그 외에도 지지메세지를 쓰기도 했구요. 최근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말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정규직으로 바꿔도 임금이나 휴게 공간 등이 그대로라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가 원하는 건 무늬만 정규직은 아닐 테니까요. 그런데 최근 정규직은 되었지만 조건은 그대로인 곳도 있어서 정규직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0년과 2011년 ‘청소노동자에게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라는 캠페인을 하면서 청소노동자의 휴게공간이나 산업안전 문제가 많이 알려지자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을 알아서 개정한 적도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 노동부가 고시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청소노동자’들은 그동안 일구어온 권리마저도 누릴 수 없게 될 위기에 있어요. 교육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제외한다는 단서조항이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부 면담을 통해 더 확실하게 할 예정입니다.) 행복은 결국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구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번 4회 청소노동자행진의 주요 방향 중에는 진짜 행복을 위해서 청소노동자가 청소노동자를 찾아가는 것도 있습니다. 주변의 동료 노동자가 행복하지 않고 비참한 삶을 산다면 정말 혼자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이미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고, 그래서 조금은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조직된 청소노동자들이, 조직되지 않고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미조직 청소노동자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답니다. 조직된 청소노동자들과 미조직 청소노동자들의 간담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청소노동자들이 권리를 외치고 행동하지 않더라도 그/녀들을 지지할 많은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청소노동자건 아니건, 조직된 청소노동자건 미조직된 청소노동자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서로가 외면하거나 충돌하기보다는 함께 할 때 그 권리가 더 보장되지 않을까요? 청소노동자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은 분들은 오세요. 6월 14일 금요일 4시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입니다. (참, 올해도 청소노동자들의 콩트 공연이 짧게 있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연출을 합니다. 와서 한번 보시고 첫 연출작 품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