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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물대포 쏘기, 방패찍기는 경찰의 특기?

경찰의 국회앞 집회 과잉진압, 짚고 넘어가야


FTA비준안과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를 반대하며 벌인 지난 9일 집회에서 부상자들이 속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현재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부상자는 정영수 씨를 비롯하여 84명에 이르고, 연행자는 43명이다. 이중 김종요 씨 등 12명은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민중연대는 10일 경찰폭력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 "경찰이 집회 참가자에게 군사독재 시절을 능가하는 잔인한 폭력을 휘둘렀다"며 △상해를 입힌 경찰 및 상급책임자의 엄중 처벌 △폭력사태에 대해 공개사과 및 보상을 강력히 촉구했다.

9일 집회에서 부상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해산중심의 공격형' 경찰대응이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에 80여 개 중대 9천여 병력을 배치하고, 수십대의 차량을 동원해 국회 주위를 겹겹이 에워쌌다. 경찰은 이날 4시경 집회가 시작되자, 물대포를 쏘고 집회연단까지 난입하여 곤봉과 방패를 휘둘렀다. 또한 경찰은 집회대열 중간으로 진입, 집회 참가자들을 포위한 상태에서 돌을 던지고 방패와 곤봉으로 내리쳤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와 연행자가 속출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정영수(의정부청년회) 씨는 전경이 던진 돌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있다. 일몰 후 시야가 확보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집회 해산을 명분으로 한 경찰의 갑작스런 공격은 무방비 상태에 있던 수십여 명의 사람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때 연행된 농민 배익수(완주농민회) 씨는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해야할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남용하여 집회장을 전쟁터로 만들었다"고 분개했다. 배 씨는 "방패에 머리가 찢긴 채 전경차에 40여 분이나 감금당했다"며 "연행과 조사과정에서 부상자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배 씨는 마포경찰서에 가서 강력하게 항의를 한 후에야 경찰의 입회 하에 머리를 12바늘 꿰매는 응급치료를 받았다.

최근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다산인권센터 노영란 활동가는 "노골적이고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경찰의 행위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의사표현을 폭력적으로 막는 행위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경찰은 집회를 하기도 전에 불법 폭력 집회로 예단하고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경찰의 임무는 집회를 보장하는 일인데 오히려 경찰이 폭력을 일삼아 집회 참가자의 강력한 저항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13일 전농 등 사회단체들은 9일 집회로 부상을 입은 사례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자에 대한 고발과 사과를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