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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빙수

정록

언젠가 엄마와 팥빙수를 사먹었다. 자연스레 팥빙수 1개를 주문했는데, 1개씩 먹자고 하시는 거다. 나눠먹기에는 양이 적다고. 그 때의 충격이란. 그 이후부턴 무조건 엄마 빙수는 따로 주문한다.

디요

나는 팥빙수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하루는 수박 한 통, 다음 날은 팥빙수 한 그릇, 다시 다음 날은 수박… 이렇게 돌아가면서 먹어도 한 달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둘 다 비싸고 살이 너무 찔 것 같다는 점이다.(수박도 1주일 동안 7통을 먹으면 찌더라) 이 단점들을 해소하면서 같은 효용을 불러다 주는 그런 새로운 아이가 등장하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윤종신처럼 그 음식에 대한 찬양 노래를 만들 텐데…….

바람소리

빙수기계가 요즘은 전기로 하는 게 많이 보급됐지만 예전에 그렇지 않았다. 손으로 일일이 돌려서 하는 빙수기로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번은 빙수로 손님들 대접한다고 했다고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린 적이 있다. 그 후 집에서 빙수를 해먹지 않게 됐다.

승은

체질상 찬 음식을 가능한 피하며 살고 있다. 이 더위에도 커피와 물을 따스하게 혹은 미지근하게 먹는 편이다. 그런데 ‘빙수’ 만큼은 따스하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니, 뭔가 원칙을 깨고 예외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지 ㅎㅎㅎㅎ. 사실, 이 더위에 나를 지탱해주는 음식은 수박과 팥빙수, 콩국수이다. 심지어 L사 팥빙수를 하루에 두 개나 먹은 적이 있다. 가격도 다른 팥빙수에 비해 저렴하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나저나 팥빙수 없이도 살 수 있도록 이 더위가 빨리 가버렸으면. (쓰다 보니, 수박과 팥빙수로 이 여름을 버티고 있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군요. ㅎㅎ)

세주

얼음이 없는 경우 집에서는 우유를 얼려 그것을 얼음으로 사용한다. 우유를 얼리다보니 과하게 얼지 않고 보송하게 얼어서 먹기도 좋다. 캔으로 된 팥빙수용 팥을 쓰고 떡을 조금 올리고 먹으면 집표 팥빙수가 되는 것이다. 참 맛있겠죠~~~~ 지금 먹고 싶다.ㅜ.ㅜ

미류

제주에는 ‘빠빠라기’라고 팥빙수가 유명한 카페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맘 먹고 찾아가 배가 부를 정도로 팥빙수를 먹기도 했다. 서울에 오고 나서 어디선가 팥빙수를 주문했는데 밥공기보다 조금 클까 싶은 그릇에 얌체같이 나오는 팥빙수를 보고 더이상 팥빙수를 찾지 않게 됐다. 시간이 흐르고 ‘빠빠라기’는 “세숫대야 팥빙수”로 유명한 맛집이 되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더군. 입맛을 잘못 들였던 게야.